유대인의 지혜 (공정, 조화)

공정:비즈니스를 하는 습관

유대인들은 BC(기원전) 586년 바빌론 제국의 느브갓네살 왕의 침략으로 자신들의 나라 이스라엘을 잃었다.
그러고서 까마득한 시간이 흐른 1948년 5월 14일, 유대인들은 놀랍게도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다시 세웠다. 무려 2500년 만의 일이었다. 세계가 깜짝 놀란 것은 당연했다.

한 민족이 이렇게 오랫동안 생존하기도 어려웠거니와 오랜 시간 끝에 다시 나라를 세운다는 것은 더더욱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전세계적으로 보게 되면 사실상 이스라엘 외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민족 같았으면 정복 민족들에게 벌써 여러 번 동화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달랐다.

일찍이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는 역사 속 다양한 민족, 제국, 문명들의 흥망성쇠를 다룬 자신의 역작 『역사의 연구』라는 책에서 수많은 문명들이 ‘도전과 응전’의 과정에서 발전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했는데 유대인들의 경우에는 이 법칙에서 예외라고 밝혔다.
유대 민족은 한때 다윗과 솔로몬 왕 시대에 중동 지역을 석권하는 전성기를 구가하기도 했지만 불과 80년 전까지만 해도 민족 전체가 절멸될뻔한 홀로코스트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유대인들은 공정 거래를 통해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무척 중요한 일로 생각한다. 시장은 사람들이 모여 거래를 하는 장소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관점에서도 하나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적인 장소이다.
토라의 가장 큰 계명 중 하나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레위기 19:18)”이다. 이 계명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장소로서 시장 만한 곳도 없다. 시장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하고,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도 정도의 차이는있을지라도 골고루 부를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거래를 하면 할수록 더 많은 부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분배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고객을 속이기 위해 누군가가 정직하지 못한 거래를 한다면? 앞에서 든 로마의 예처럼 한 사람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시장 전체 나아가 한나라 전체의 명운을 좌우하게 될지도 모른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이 시장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래서 그들은 시장에서의 거래에 언제나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견지해왔다. 이런 태도가 유대인들의 생존에 크게 이바지했음은 물론이다.

조화: 변하지 않는 진리를 지키는 습관

이스라엘은 1990년대 후반부터 창업이 가장 활발한 세계 최고의 창업 국가로 손꼽힌다.
잘 알려진 대로 세계 최고의 IT기업인 구글과 페이스북의 창업자들은 유대인 출신이다. 이스라엘에는 2019년 기준으로 6,332개의 스타트업이 있고 1인당 창업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다. 한 해 평균 660여 개의 기업들이 새롭게 문을 연다.
이스라엘의 유망 벤처 기업들 중 다수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데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텔아비브 대학교와 세계 5대 기초과학연구소라고 하는 와이즈만 연구소가 있는 텔아비브시에는 1,800여 개의 벤처기업들이 밀집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중 기업 가치가 1조 원이 넘는 소위 ‘유니콘’ 기업들은 20여 개에 달한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삶을 지탱하는 경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을 잘 조화시키며 살고 있다.

종교심이 남다른 정통파 유대인들이 구글과 페이스북의 창업주들처럼 최첨단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이들은 신의 말씀에 밝고 전문적인 훈련을 거친 랍비들이 되어 일반 유대인들에게 토라와 탈무드의 지혜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토라와 탈무드에서 뽑아낸 절대 불변의 진리와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혜는 현실의 첨단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유대인들에게 변화의 급류에 휩쓸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유대인 사회는 불변의 가치를 추구하는 유대인들과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유대인들이 뒤섞여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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