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공동체 의식의 현대적인 표현(이스라엘 자원입대)

공동체에 헌신하는 습관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공동체를 매우 소중하게 여기고 공동체에 대한 헌신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도 같은 유대인이라면 마치 한 가족처럼 아끼고 보살핍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레위기 19:18)”는 하나님이 내린 이웃에 대한 명령입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서로에 대해 믿음을 나눈 형제자매로 생각합니다.

유명 작가 에드거 모란트(Edgar Morin)는 “우리 모두 하나”라고 말하고. 마찬가지로 유다야(Hodaya)라면 “우리 모두 하나”라고 한 것을 보면 유대인들의 공동체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에 걸쳐 많은 유대인 사회와 단체가 존재하며, 이들은 상호 연결되어 지원과 연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유대인 조직과 기관이 긴급 상황이나 재난 발생 시 인도적 도움을 제공하고, 자원 봉사 활동을 조직하며, 문화적으로 교류하고 지지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해 전 세계의 유대인들은 온라인 공동체를 형성하여 서로 연결되고 정보를 교류하는 플랫폼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각자가 속한 지역이나 문화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나눌 수 있으며, 상호 지원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됩니다. 이러한 현상이 유대인의 독특한 문화인데, 이런 문화의 유래를 살펴봅시다.

비드온 슈바임(포로 구원)

유대인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비드온 슈바임(Pidyon Shevuyim, 포로 구원)’이라는 아름다운 전통을 현재까지도 지켜오고 있습니다.

고대에서 중세시대에 이르기까지 유대인들이 노예 상인이나 도적 떼 등에 납치된 뒤 노예로 팔려 가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유대인 노예나 포로를 해방시켜줄 책임을 서로에게 지우고,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합심해서 문제를 해결하곤 했습니다.

이때 몸값은 유대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헌금에서 충당했는데 그 돈을 ‘비드온 슈바임 자금’이라고 했습니다. 같은 민족을 구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면 자신들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토라 두루마리를 파는 것도 허용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과 장점

유대인들의 강력한 공동체 의식은 여러 가지 장점과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로, 어려운 시기나 위기 상황에서는 서로에게 심리적 지원과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며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결속력을 보여줍니다.

혼자 살면 외부에서 적이 침입할 때 막기도 어렵습니다. 자기 생명을 보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공동체를 이루면 서로 힘을 합쳐서 적에게 대항해 싸울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고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동족을 서로 도우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더해지면서 유대인들의 공동체적 결속과 유대감 그리고 단결력은 한층 더 고양되어 있습니다.

탈무드에서는 모든 유대인들이 서로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Shevuot 39a). 이 격언에는 같은 유대인으로서 동료 유대인들에 대한 안전과 안녕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동족의 죄악 된 행동에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만약 배를 타고 가던 어떤 유대인이 앉은 자리에서 송곳으로 배 바닥에 구멍을 뚫고 있다면 누구라도 그를 반드시 말려야 한다. 한 명의 유대인이라도 죄를 지으면 모든 유대인이 고통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Leviticus Rabbah 4:6).”

둘째로, 유대인 공동체는 상호 도움과 협력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에도 도움이 됩니다. 정보와 자원 공유를 통해 개별 유대인들이 더 나은 기회와 리소스에 접근할 수 있으며, 사회 경제적으로도 혜택을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대인들로부터 추앙받는 또 다른 랍비 예후다 하나시(Yehudah ha-Nasi, 135-217)는

“사람이 스스로 선택해야 할 올바른 길이 어느 것인가?”라고 묻고 “그것은 사랑과 책망(정의)이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세상에 건전한 비판이 건재하는 한, 거기에는 감사와 축복이 함께 할 것이고 악은 철저히 제거될 것(Tamid 28a)”이라고 했습니다.

탈무드에서는 심지어 예루살렘이 파괴된 이유를 주민들 간 서로 책망하는 것을 주저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Shabbat 119a).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책망하고 비판을 했다면 악이 성장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책망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뜻입니다(Beraishit Rabbah 54:3). 이 또한 서로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유대인 공동체는 문화 및 정신적 연결성도 강조합니다. 그들은 역사적으로 전승되는 가치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그들의 아이덴티티 구축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러한 문화 및 정신적 연결성은 자아 정립 및 개개인의 삶에서 의미와 목적 찾기에 도움이 되는 요소입니다.

이처럼 공동체에 대한 유대인들의 헌신은 정말 대단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대인들이 공동체만 위하고 개인을 무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유대인들은 한 개인도 끔찍하게 여기고 귀하게 여깁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품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각자 독립적이면서도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존재의 근거를 찾습니다.

이는 마치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각각 독립된 개체지만 그 자체로 온전히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존립의 근거를 서로에게 둬야만 존재가 가능합니다. 이때의 존립 근거를 ‘관계’라고 한다.

관계를 염두에 둔 독립과 연대의 가치는 반드시 공동체적인 헌신을 필요로 합니다. 이것이 바로 유대 5천년 역사가 오늘도 흔들림 없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결론

지금 또 아픈 전쟁이 발발했는데, 유대인들의 전세계에서 자국으로 자원 입영하는 현상은 그들의 강력한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오랜 역사와 경험이 그들에게 결속력과 집단 정체성 형성 요소를 부여하였으며, 근래에도 이러한 의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현재까지 이어져왔습니다.

우리도 이런 사상이 강한 민족인데, 애국심을 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