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지혜 (쉼)

안식일

전세계가 달을 기준으로 달력을 사용하고, 달의 모양 변화 주기로 보름의 개념을 잡고 있다.

그런데 진짜 신기하게도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주기는 7일을 사용하고 있고, 또 주 6일은 일하고 하루는 쉬는 날로 규정하여 달력이 만들어져있다. 이것은 어디에서부터 유래한 것일까??

잘 알다시피 달력은 BC와 AD 곧 예수님의 탄생을 기준으로 나눠진다.
그리고 주단위의 개념도 유대인의 안식을 지키는 풍습에서 유래가 된다.

이 일주일에 하루를 쉬는 휴일은 유대인들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과거에는 6일 동안 일하고 7일째 쉰다는 개념이 없었다. 지금의 휴일 개념은 유대인들의 안식일(샤밧, Shabbat)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안식일은 유대인들의 정체성 중 하나로 대표될 만큼 대단히 중요한 율법이다. 심지어 유대인들이 안식일을 지킨 게 아니라 안식일이 유대인을 지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유대인들은 안식일 동안 이름 그대로 일을 잠시 미루거나 접어둔 채 25시간을 온전히 쉰다. (24시간이 아니라 25시간인 이유는 일몰 전후로 30분씩을 더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이날만큼은 생계라는 버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자유를 만끽한다.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7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신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은 6일 동안 세상 만물을 모두 창조한 다음 7일째에는 쉬셨다. 이를 기념하여 유대인들도 일곱 번째 날에는 온전히 쉼을 갖는 계명을 지켜왔다.

현재 모든 인류가 쉬는 일요일은 정확하게 말하면 유대인의 안식일과는 조금 다르다.
유대인들의 안식일은 일요일보다 하루 이상 빠른 금요일 일몰 이후부터 토요일 일몰 때까지 꼬박 25시간을 말한다.

달력에서 한 주의 끝이 일요일이 아닌 토요일인 이유가 이 때문이다. 금요일 저녁부터 안식일이 시작되는 이유는 창세기에서 하루의 시작을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라고 해서 하루의 시작을 일몰 이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안식일은 하나님을 생각하며 예배를 드리고 온전히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다. 유대인들은 이날 자녀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하나님의 말씀을 교육한다. 온전히 쉼만 가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왜 이 땅에 태어났는지 다시 한번 되새기고 어긋난 영적 나침반을 다시 바로잡는 날로 생각한다.

안식일 준수는 하나님을 세상의 창조주로 인정하는 행위다.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다면 하나님을 창조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안식일을 지키지 않게 되면 가혹한 처벌이 뒤따랐다.

안식일에 풍경을 보면 할아버지가 친손자, 외손자를 막론하고 모두를 식탁에 앉혀 놓고 토라를 가르치는 장면이었다. 할아버지가 질문하면 손자들이 대답하며 유쾌하게 말씀을 가르치는 모습이 여간 능숙해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아마 할아버지는 평생에 걸쳐 매주 같은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어릴 때는 부모님과 함께 그리고 결혼해서는 자녀들과 함께, 이제 나이가 들어서는 손자들과 함께 성경을 펴 놓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쳤을 것이다.

이처럼 유대인들에게 안식일은 온전히 쉬면서 가족 모두가 영적인 에너지와 육체적인 활력을 다시 회복하는 날이다.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웃이나 친지들을 초대해 그들과 한 식탁에 모여 앉아 음식을 즐기며 안식일 예배를 드린다. 특별히 그날은 평일과 다르게 한껏 요리 솜씨를 뽐낸 음식들이 차려지고 일정한 순서에 따라 예배를 드리며 즐거운 담소를 나눈다.

탈무드에는 천국의 1/60이 안식일의 모습이라고 말한다(Berachot 57b). 다시 말하면 천국의 맛보기라 할 수 있는 것이 안식일이다. 이날 모인 가족들의 얼굴에는 평온함과 행복이 넘쳐흐른다. 성경에도 가장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 등장한다. “네 집 안방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앉은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시편 128:3).”

그리고 이 안식일을 거룩히 여기라는 말씀에 따라 하루전날부터 대청소를 실시하고, 목욕을 정갈하게 한다. 이것 또한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라 휴식이라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느끼게 하고, 새로운 한 주를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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